오사카와 아와지 섬에서 알아보는 일본 전통 요리(와쇼쿠)의 기원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와쇼쿠(일본 전통 요리)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후, 역사,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와쇼쿠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여행자들에게 그 음식에 담긴 전통과 이야기를 탐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울창하고 신선한 식재료가 풍부한 아와지섬과 미식의 도시 오사카로 떠나 일본 요리의 뿌리를 직접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생생하게 느끼는 어시장 경매의 열기

세토 내해 동쪽에 위치한 아와지섬은 북쪽의 아카시 해협과 남쪽의 나루토 해협, 두 개의 빠른 해협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 전복, 도미 등은 황실에 진상될 만큼 귀하게 여겨졌고, 아와지는 ‘미케츠쿠니(신에게 바치는 진상품의 땅)’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아와지는 농업, 축산, 그리고 무엇보다 해산물의 강자로, 식량 자급률이 100%를 넘습니다. 섬 주변 바다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데, 봄에는 사쿠라마스(벚꽃 송어), 여름에는 하모(갯장어), 가을에는 도미, 겨울에는 토라후구(복어)가 대표적입니다.

섬의 여러 포구 중에서도 유라항은 오사카만, 키탄 해협, 기이 해협에 걸쳐 넓은 어장이 펼쳐져 있어 ‘천연 항구’로 불립니다. 연중 약 150종의 해산물이 이곳에서 잡히며, 계절에 따라 어획량이 달라집니다.

유라 어업협동조합에서는 매일 신선한 해산물이 ‘세리’라 불리는 활기찬 경매를 통해 거래됩니다. 방문객들은 아와지시마 수산의 야마구치 슈조 씨(공인 도매상)가 이끄는 특별한 ‘경매 체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루 1회, 최대 4명까지 참여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평소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경매장 내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어선들은 이른 새벽 3시경 출항해 오전 8시쯤부터 돌아오기 시작하며, 11시 30분까지 어획물을 내린 뒤 경매가 시작됩니다.

체험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되며, 야마구치 씨가 참가자들을 안내해 분주한 부두의 준비 과정을 함께 둘러봅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실제로 닭새우, 붕장어, 갯장어 등 다양한 어종을 직접 만져보고, 각 어종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인 도미.

가을에 풍성하게 잡히는 새우.

경매가 시작되면 분위기가 단번에 바뀝니다. 도매상들은 각 어획물의 품질을 재빨리 확인한 뒤, 손바닥만 한 칠판에 가격을 적어 상자에 넣습니다. 최고가가 불리면 낙찰이 결정되고, 30초 만에 다음 경매가 이어집니다. 현장에서 지켜보면 그 속도감과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야마구치 씨가 작은 칠판에 가격을 적는 모습.

경매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그런데 도매상들은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생선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생선은 표면의 점액질로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이 점액이 단단하고 잘 유지되어 있으면 신선하다는 증거죠.”라고 야마구치 씨는 설명합니다. “이런 아주 작은 차이를 몇 초 만에 확인합니다.”

내가 잡은 생선을 맛보는 즐거움

어시장 경매의 열기와 신선한 어획물을 직접 만져본 뒤에는, 직접 낚시를 체험해볼 차례입니다.

유라항 북쪽에는 아와지섬 최대의 온천 리조트 마을인 스모토가 있습니다. 이 곳에는 해안선을 따라 고급 료칸과 호텔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메센케이 벳소 아마하라’는 모든 객실(18실)에서 바다 전망과 전용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숙소입니다. 미슐랭 가이드 효고 2016에서 최고 등급인 ‘5 레드 파빌리온’을 받은 이곳은 섬 내 럭셔리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객실 라운지에서 이어지는 푸른 정원에서는 산책이나 휴식용 침대에서의 낮잠 등,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여유로운 휴식을 위한 정원.

숙소 중 ‘메조네트 빌라 쇼주’는 특히 눈길을 끕니다. 거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전용 데크가 바닷가까지 뻗어 있어,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집니다. 각 빌라에는 낚싯대와 인공 미끼가 비치되어 있어, 투숙객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메조네트 빌라 쇼주의 거실. 테라스 너머로 전용 데크가 이어집니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전용 데크.

바닷바람을 맞으며 낚싯줄을 드리우면 시간도 잊게 됩니다. 계절에 따라 전갱이, 붉은 쏨뱅이 등 다양한 어종을 전용 데크에서 낚을 수 있습니다.

옆에 위치한 유메센케이 벳소 아마하라의 자매 호텔 아와지 유메센케이에는 양식 도미가 가득한 해수 낚시 연못이 있습니다. 낚싯대와 미끼가 제공되며, 대여료는 성인 3,300엔, 어린이 2,200엔입니다.

바다나 연못에서 잡은 생선은 호텔 셰프가 손질해 저녁 식사로 제공해줍니다(손질비: 440엔부터).

예를 들어 도미를 잡았다면, 사시미, 조림, 소금구이 등 원하는 방식으로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시미는 탱글탱글하고 감칠맛이 뛰어나 별미입니다.

도미 사시미.

바다 전망 노천탕에서의 휴식

낚시를 마친 후에는 객실 데크 테라스의 노천탕에서 피로를 풀어보세요. 프라이빗 빌라의 세련된 분위기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서비스 덕분에, 일상의 걱정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메조네트 빌라 쇼주 입구(왼쪽)와 2층 침실.

바다를 향한 테라스 노천탕.

유메센케이 벳소 아마하라의 부지는 복도로 자매 호텔들과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온천 시설을 자유롭게 오가며 온천 순례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텐큐노시즈쿠 스파’는 아와지 유메센케이의 대욕장으로, 아마하라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의 노천탕은 바다와 수평선이 하나로 이어지는 ‘인피니티 욕조’로, 오사카만에서 키탄 해협까지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합니다. 특히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에서 꽃피운 ‘다시’ 문화

아와지섬에서 잡힌 해산물은 일본 각지의 시장으로 유통됩니다. 그중에서도 오사카는 와쇼쿠의 뿌리를 찾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와지 스모토에서 고속버스와 전철을 이용하면 약 1시간 40분 만에 오사카 시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수로가 발달한 오사카는 에도 시대에 일본의 물류와 상업의 중심지로 번성하며 ‘천하의 부엌’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홋카이도산 콘부(다시마), 고치·가고시마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 등 전국 각지의 식재료가 모여들었고, 이로부터 아와세다시(콘부와 가쓰오부시를 섞은 육수)라는 개념이 탄생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와쇼쿠의 근간이 되는 다시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미식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오사카 키즈 시장입니다. 이곳에는 100곳이 넘는 도매상이 해산물, 육류, 신선 농산물 등을 판매하며, 매일 식품업계 종사자들이 이곳을 방문합니다.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일반인에게도 시장이 개방되어, 활기찬 ‘키즈 아사이치’ 아침 시장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장을 볼 수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선한 해산물, 우니(성게) 등.

시장 안에는 다시(육수) 전문점도 여럿 있습니다.

‘후쿠스케야 가쓰오부시점’에는 고치 도사시미즈항에서 잡은 제철 소다부시(훈제 가다랑어포)로 만든 최고급 ‘칸메지카’ 등 프리미엄 가쓰오부시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런 귀한 가쓰오부시는 보통 업소용으로만 유통됩니다.

얇게 썰어지기 전의 가쓰오부시.

점주, 호리에 신지.

“칸메지카는 진하고 깊은 맛의 육수를 우리기에 좋습니다. 우동, 채소조림, 미소된장국 등에 잘 어울립니다.”라고 2대째 점주 호리에 씨는 설명합니다.

호리에 씨는 와쇼쿠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손님 취향과 요리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가쓰오부시를 추천해줍니다.

같은 거리의 ‘후쿠히데 가쓰오부시점’은 특히 가고시마 마쿠라자키산 등 규슈산 가쓰오부시를 전문으로 하며, 대표 상품인 ‘혼합 다시’는 소우다부시, 고등어, 참치포를 절묘하게 섞어 만든 만능 육수입니다. 이 혼합 다시는 현지인뿐 아니라 해외 방문객들에게도 인기여서, 일부는 다시 사러 여러 번 방문하기도 합니다.

주문 즉시 깎아 포장하는 혼합 다시(200g 500엔).

아와세다시의 핵심은 가쓰오부시와 콘부(다시마)의 조합입니다. 다시마·해조류 도매상 ‘미노 상점’에서는 다양한 고급 콘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노 상점 본점은 후쿠이현 쓰루가에 있으며 콘부는 중량 단위로도 판매한다.

“콘부는 주로 홋카이도에서 생산되지만, 지역마다 맛과 향이 다릅니다.”라고 점장 이치마루 이쿠노리 씨는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북부 리시리 콘부는 맑고 깔끔한 육수를, 동부 라우스 콘부는 진하고 깊은 맛을 냅니다.”

후쿠이현 쓰루가의 명물 ‘오보로 콘부’도 인기입니다. 식초에 부드럽게 절인 다시마를 장인이 얇게 깎아내어, 부드럽고 가벼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해외 방문객들도 가쓰오부시와 콘부를 기념품으로 구입해 집에서 다시를 내고 일본의 맛을 재현합니다. 이런 체험이야말로 와쇼쿠의 깊이와 진면목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