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사원 & 불상을 찾아 떠나는 탐방 여행

고대 나라 시대에 건립되어 현존하는 사원과 불상 중 몇몇은 ‘고도 나라의 문화재(古都奈良の文化財)’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현재는 인기 여행지로 나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나라 시대(710~794년)에 종교적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나라의 사원들은 지금도 많은 관광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나라의 명소로, 당시 이곳에서는 많은 사원과 신사가 세워 전국의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나라에서는 1,300년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이곳의 각종 문화재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하였다. 고대 나라로 시간 여행을 떠나, 역사 깊은 사원과 불상에 놀라 보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보자!

1. 나라 사원 탐방 | 도다이지

도다이지(東大寺)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불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15m 높이의 대불이다. 일본어로 ‘다이부츠(大仏, 대불)’로 표현되는 이 불상은 ‘루샤나부츠(毘盧遮那佛, 비로자나불)’라는 관명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사람의 두 배(약 3.2m)의 장신으로 알려졌던 전설의 부처 샤카무니(석가모니, 釈迦牟尼)보다도 10배나 높다. 앉은 자세의 불상이기 때문에, 신장으로 따지자면 불상 높이의 2배 정도인 것이다. 다이부츠는 무한한 우주를 상징하며, 만인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가장 큰 청동 불상인 다이부츠는 많은 현지인 및 외국인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인다. 이곳의 본당인 대불전(大仏殿)에서는 밑부분에 구멍이 뚫린 유명한 나무 기둥을 꼭 보아야 한다. 이 구멍은 대불의 콧구멍과 크기가 같다고 하며,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1년 치 액땜을 한다는 설이 있다.

2. 나라 사원 탐방 | 고후쿠지

고후쿠지(興福寺)는 710년 아스카에서 나라로 수도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위치로 옮기게 되었다. 많은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건축물로 유명한 이 사원 부지 내에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5층 탑 또한 자리하고 있다. 2018년 가을엔 300년 만에 재건된 추콘도(中金堂, 중금당)가 대중에 공개되기도 하였다.

고후쿠지에 왔다면, 일본 최고의 불상 컬렉션 중 하나를 소장하고 있는 국보관(國寶館)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6개의 팔과 3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아수라상(阿修羅像)이다.

3. 나라 사원 탐방 | 신야쿠시지

747년 병든 남편을 치료하기 위해 고묘 황후가 설립한 신야쿠시지(新薬師寺)는, ‘중생의 병을 고치는 부처’ 야쿠시뇨라이(薬師如来, 약사여래)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나라의 주요 건축물 중 하나로 인정받는 이곳의 본당은 8세기에 건립되었다. 신을 형상화한 조각상 12개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중 11개는 국보로 지정되었다. 여기의 신들은 야쿠시뇨라이를 숭배하는 수호자들로 모두 각자의 갑옷을 입고 무기를 지니고 있다. 처음에는 이들도 밝은 색채의 외관이었다고 하니, 신야쿠시지에 오게 된다면 이 조각상들의 예전 모습을 상상하며 관람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신야쿠시지를 찾아갈 때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 신사에서 ‘사사카이 노 코미치’라는 샛길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4. 나라 사원 탐방 | 호류지

이카루가(斑鳩)에 있는 호류지(法隆寺)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하나로 이미 꽤나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일본의 국보와 중요문화재 등으로 지정된 3,000점을 비롯하여 많은 예술품과 공예품이 소장되어 있다. 호류지는 1993년 일본에서 최초로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약 1,400년 전 일본에 불교를 전파하여 융성시키는 데 일조했던 쇼토쿠 태자에 의해 설립되었다. 호류지의 곤도(본당, 金堂)와 5층 탑은 꼭 한번 구경해야 할 명소이며, 이들은 사원 부지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한편, 동쪽에는 유메도노(夢殿)가 눈에 띈다. 5층 탑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5층 탑으로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고 있다고 한다. 유메도노는 꿈의 법전이라는 뜻인데 이곳에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비불(秘仏)”로 유명한 신비한 불상인 구제 칸논(구세관음상)이 있다. 이 불상은 메이지 시대에 미국인 학자인 페놀로사(Fenollosa) 등의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비단에 싸여 수 세기 동안 숨겨져 있었으며, 발견되었을 때 금박의 겉면이 그대로 남아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이 비밀의 불상은 일 년에 두 번(봄과 가을)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다. 전시 시기는 매년 유동적이기 때문에 관람을 원하는 사람은 호류지를 방문하기 전 미리 확인을 하고 오는 것이 좋다.

야마토지 선을 타고 JR 나라 역에서 출발해 호류지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호류지 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 점도 미리 참고해야 한다. 또는 역에서 다시 버스를 이용할 경우 호류지마에(法隆寺前) 정류장에서 내리면 가깝다.

5. 나라 사원 탐방 | 무로지

외딴 산의 숲 속에 자리하고 있는 멋진 외관의 무로지(室生寺)는 건립 후부터 오랫동안 성지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다. 여성의 출입을 금했던 와카야마(和歌山)의 고야산(高野山)의 사원들과는 달리 그 옛날 여성 신자의 출입을 허용한 몇 안 되는 절 중 하나로 유명하다. 무로지는 이러한 개방정책 덕분에 ‘여성을 위한 고야산’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무로지는 11개의 얼굴을 가진 관음입상(觀音立像)과 9세기 초에 세워진 샤카뇨라이(釈迦如来座像, 석가여래좌상)로 유명하다. 두 불상의 자비로운 표정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함께 미소 짓게 한다.

숲 속 더 깊은 곳으로 가면, 일본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5층 탑이 조그만 규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 아름답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JR 나라 역에서 무로지로 가려면, JR 만요 마호로바 선을 타고 사쿠라이 역에서 내린다. 긴테츠 오사카 선으로 갈아타 특급 열차를 이용하여 무로구치오노 역에서 하차한다.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무로지마에(室生寺前) 정류장까지 가면 된다.

6. 나라 사원 탐방 | 쇼린지

쇼린지(聖林寺)는 8세기 초 조에(浄慧)라는 승려에 의해 건립되었다. 현재 이 사원 부지에 보존되어 있는 건축물의 대다수는 에도 시대인 18세기에 지어진 것이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쇼린지는 본당 바깥쪽에 베란다를 만들어 아래로 푸르른 계곡의 멋진 전경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쇼린지에서는 또한 그곳만의 불교 역사가 담긴 여러 문화재들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일본 국보로 지정된 11개 얼굴을 가진 십일면관음상(十一面觀音像)이 대표적이다. 이 불상은 자비를 베풀어 중생들을 구원으로 인도한다고 하며 일본의 여러 유명 문학 작품에도 실린 바 있다. 머리 위에 작은 얼굴들이 또 얹어져 있는 특이한 형태의 이 목조 불상은 금박으로 덮인 외관 또한 아름다우며, 11개의 얼굴이 각기 다른 방향을 보고 있어 관음상 주위의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다고 한다. 독특하고도 신기한 내용만큼이나 보존도 오랫동안 놀라울 정도로 잘 되었으며 국보로도 지정되었다. 높이는 2m 남짓이다.

JR 나라 역에서 쇼린지로 가려면, JR 만요 마호로바 선을 타고 사쿠라이 역에서 하차한 후 탄잔(坦山) 행 버스로 이동한다. 쇼린지마에(聖林寺前)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7. 나라 사원 탐방 | 긴푸센지

긴푸센지(金峯山寺)는 일본 최고의 벚꽃 명소로 유명한 요시노 산(吉野山)에서 구마노(熊野)까지 아우르는 지역이 고대에 성지로 여겨져 붙여진 이름이다. 아스카 시대가 끝나갈 무렵 엔 노 교자라는 일본의 종교인이 이 지역에서 수행을 시작하여 신토와 불교를 통합시킨 ‘슈겐도’라는 산속 밀교를 창시하였다. 이 종교의 첫 도조(道場, 불도를 닦는 곳)가 긴푸센지었다.

자오도(蔵王堂) 본관에는 7m 높이의 콘고 자오 곤겐 상이 3개 있다. 평소에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으나, 일년 중 특정 시기에 전시 행사를 통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 방문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사원의 웹사이트를 통해 다음 관람이 언제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고 오는 것이 좋다.

나라 시에서 긴푸센지로 가려면, 긴테츠나라 역에서 긴테츠 선을 타고 야마토사이다이지 역까지 이동한 후 다시 가시하라 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그곳에서 가시하라진구마에 역으로 간 다음, 요시노 역까지 기차로 이동한다.

오사카에서 출발한다면, 오사카 아베노바시 역에서 요시노 역까지 85분만에 주파하는 특급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요시노 역에서는, 요시노야마 로프웨이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로프웨이 요시노야마 역에서 내리면 된다. 그곳에서 도보로 10분이면 긴푸센지에 다다를 수 있다.

요시노의 호텔이나 료칸에 머무르며 여행을 계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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